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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2-01 21:31
[보좌신부님 방] 주님의 기도
 글쓴이 : 보좌신부
조회 : 3,910  

  기도할 때 말이 필요한 것은 그 말로 우리 스스로 자극되고 우리가 청하는 내용을 인식하고자 함이지, 주님께 무엇을 알려 드리거나 주님을 우리 의지에 이끌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라고 할 때, 하느님의 이름은 언제나 거룩하지만 사람들도 그렇게 여길 것을, 곧 멸시하지 않기를 바라도록 우리 자신을 자극하는데, 이것은 하느님께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유익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라고 할 때, 그 나라가 우리에게 와서 우리가 거기에서 다스릴 수 있기를 청하면서,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곧 다가올 그 나라에 대한 원의를 불러일으켜 줍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라고 할 때, 하늘에서 천사들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처럼 우리 안에서도 그 뜻을 이루게 하는 참된 순종의 은혜를 그분께 청하는 것입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라고 할 때, '오늘'이라는 말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근본적인 것만을 표현하지만, 이 한마디로 삶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청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현세의 행복이 아닌 영원의 행복을 얻고자 믿는 이들이 현세에서 필요한 성사를 청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라고 할 때, 우리가 청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의 기억을 새롭게 합니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할 때, 하느님의 도우심이 없어 속아서 유혹에 응하거나 고통으로 유혹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라고 우리 자신에게 충고합니다.

  '악에서 구하소서.' 라고 할 때, 우리가 아직도 온갖 악을 거스르는 그 완전한 선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라고 우리 자신에게 권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의 이 마지막 청원은 매우 광범위한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신앙인은 자기가 겪는 어떤 고통에서도 다른 기도의 형식을 찾을 필요 없이 청원만으로 자신의 애통을 드러내고 눈물을 쏟으며, 그것으로 기도를 시작해야 하고, 그것으로 계속해야 하며, 그것으로 끝마쳐야 합니다. 이렇게 하여 기도문에 나오는 말들로 그들이 뜻하는 실재들을 우리 기억에 새겨야 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 [프로바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