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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1-16 11:08
[보좌신부님 방] 미사의 무게
 글쓴이 : 보좌신부
조회 : 4,099  

  아주 먼 옛날 어느 나라의 왕이 이웃 나라의 공주와 약혼을 하고, 혼인 미사를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왕은 노인 몇 명을 제외하고는 혼인 미사에 참석할 백성이 많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다. 백성들 다수가 신앙생활에 무관심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왕의 혼인식 날이 되었다.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 안으로 초라한 옷차림을 한 늙은 과부가 들어왔다. 빵집 안에는 부유한 사람들이 빵을 사느라 북적였고, 주인은 왕의 혼인식에 사용될 최고급 케이크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늙은 과부는 주인에게 다가가 아주 작은 빵이라도 한 조각 준다면 오늘 저녁 미사는 빵 장수를 위해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빵 장수는 돈을 내야 빵을 줄 수 있다고 말하면서 과부를 조롱하기까지 하였다.

  빵 장수는 자신을 위해 바치겠다고 한 미사가 빵 몇 그램의 값어치가 있는지 재 보자고 하면서 '미사 한 대'라고 쓴 얇은 종이와 빵 한쪽을 저울에 올려 놓았다. 그런데 '미사 한 대'라고 쓴 종이가 빵보다 더 밑으로 내려가는 것 아닌가?

  빵 장수는 깜짝 놀라 저울이 고장난 것 아닌지 살펴보았다. 그러나 저울은 전혀 이상이 없었다. 당황한 빵 장수가 더 많은 빵을 올려놓았지만, 여전히 저울은 종이 쪽으로 기울어진 채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라 제일의 빵집이라 정말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그곳에 있던 사람들도 그 놀라운 장면을 함께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왕의 혼인식 케이크까지 저울에 올려놓았지만 '미사 한 대'라고 적혀 있는 종이는 더 무겁게 내려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그저 지루하기만 했던 미사가 그렇게 큰 무게를 갖는 것에 무척 놀란 표정이었다.

  때마침 혼인 미사를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연스럽게 이끌려 왕의 혼인 미사에 참여하려고 대성당으로 올라갔다. 빵 장수는 늙은 과부에게 원하는 만큼 빵을 가지고 가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날마다 빵을 공짜로 먹을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늙은 과부는 빵 한 조각을 집으면서 말하였다.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부끄럽습니다. 저도 날마다 미사에 참여했지만, 미사의 무게는 몰랐습니다."


-조세핀 소비노, [미사의 무게]에서


보좌신부 10-11-16 11:08
 
그리고... 저 역시 많이 부끄럽습니다...
miso 11-10-25 15:04
 
원본이 여기 있군요. 늙은 과부의 고백에 더 부끄럽네요